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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스타트레이닝센터-대구캠퍼스] 5가지 키워드로 말하는 여진구 인터뷰 배우를 만나다.

hong | 2015.10.06 14:24 | 조회 435
 




햇살이 제법 가을 냄새를 풍기던 날 오후, 삼청동에서 여진구를 만났다. 개봉을 앞두고 있던 영화 [서부전선]의 홍보로 하루에도 대여섯 개의 인터뷰를 소화하고 있던 터라 피곤한 얼굴을 예상했다. 그러나 씩씩하게 걸어 들어온 그는 활짝 웃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공기를 바꿀 수 있는 에너지를 가득 충전한 상태였다. 막 열아홉 살을 통과 중인 여진구를 말해주는 몇 가지 키워드로 그날의 분위기를 전한다.


#. 목소리

[서부전선]

여진구가 촬영 소품으로 준비한 책의 한 구절을 읽는 순간, 주변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아직은 어린 배우의 흡입력은 작은 숨소리나 기침 소리마저 진공 상태로 빨아들일 정도로 강력했다. 그와 오랫동안 함께 한 스태프들마저 숨죽이고 집중할 정도로. "그녀는 그 뒷모습을 통해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말로는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마주 보고는 전달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 수 없다. 나에게는 알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의 한 구절은 여진구의 목소리를 통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소설가가 전달하고자 한 100%의 의미로 전달되었을 것이다. 단순히 낮기만 한 게 아니라 자신만의 울림을 지닌 음성은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어째서 그렇게 절절했는지 알려주었다. 혹독한 열다섯을 통과 중인 소년 카프카에게 목소리가 있다면 분명 여진구의 것처럼 단단할 것이다.

#. 취향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여진구가 가장 최근 읽은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 주변에서 작가를 추천받고 서점에 가서 직접 골랐다. 이제까지 접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고 있다고. 상상력이 풍성한 작가의 대담한 소설을 택한 독서 취향과 달리 그의 입맛은 아직 귀여운 구석이 남아있다. 커피보다 망고 에이드를 좋아하고, 브라우니보다 치즈 케이크를 더 좋아한다. 스무 살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캠퍼스 커플이 되어 여자친구와 함께 '치맥' 먹어보기인 여진구의 식욕은 한창 왕성하다. 비 온 뒤 죽순처럼 쑥쑥 자랄 때의 청소년은 꿈에서도 뷔페를 가며,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물론 고기반찬이다.

미래의 여자친구와 첫 데이트 메뉴도 고기로 하고 싶지만 숙녀에게 실례가 될까 봐 백반집을 고른 입맛은 확실히 한식파. 김동률을 좋아하고,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는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생각보다 음이 높아서 잘 부르지는 못한다면서도 수줍게 흥얼거린 여진구는 또래에 비해 음악 취향이 올드한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지만 의젓한 여진구에게 딱 맞는 노래였다.

#. 오빠

[해를 품은 달]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사랑하는 세자빈을 지키지 못해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어린 세자에게 쿵 하고 심장이 내려앉은 팬들은 한두 명이 아니었다. 그러나 여진구를 통해 첫사랑의 안타까움과 아름다움을 보여준 [보고싶다]와 [오렌지 마말레이드]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여전히 고민이다.

여진구를 향한 간증에는 조카뻘인데, 누난데 괜찮을까라는 단서가 붙는다. 그러나 십 대 소년에게 오빠라 부르고 싶은 누나들의 그 마음, 당연하다. 오빠는 나이가 아니라 신분이니까. 첫사랑의 얼굴을 하고 믿음직스러운 목소리로 떨리는 마음을 고백하는 조카 아니 오빠에게 흔들리지 않을 도리는 없다.

#. 남남케미

[서부전선]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내 심장을 쏴라], [서부전선]에 이르기까지 여진구는 김윤석, 이민기, 설경구 등 유독 선배 남자배우들과 좋은 합을 보여줬다.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는 5명의 범죄자 아빠를 둔 눈이 깊은 소년 화이였고, 그에게 가장 혹독했던 아빠 석태를 연기한 김윤석은 여진구를 두고 "작은 거인"이라고 상찬했다.

"사위 삼고 싶다."는 사심을 드러낼 정도로 뜨거웠던 '남남케미'는 [서부전선]에서도 마찬가지. 각각 북한군과 남한군을 맡아 욕과 육탄전, 탱크까지 동원해서 싸웠던 설경구 역시 여진구에 대한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목소리만 들으면 내 동년배고 30살 연상까지 커버가 된다. 눈도 참 맑다."

여진구가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로 뽑은 이는 [서부전선]의 영광. 참혹한 전쟁의 한 가운데에 있지만 고향에 두고 온 첫사랑 생각만 해도 볼이 빨개지고, 처음 맛보는 초콜릿이 신기하기만 한 열여덟 영광이 가장 이해됐다고. "영광은 지금껏 맡은 역할들 중 나와 가장 닮았다. 나이와 성격도 비슷해서 내가 느끼는 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

#. 선물

[보고싶다]

티저 영상의 콘셉트는 좋아하는 소녀에게 꽃을 선물하는 수줍은 소년이었다. 소품으로 주어진 소국 한 다발을 쥐었다 놓았다 긴장하는 여진구는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각인된 것답지 않게 서툴렀다. 실제로 여자에게 꽃을 선물해본 적도 없다는 여진구는 아직 사랑을 해보지 못해 연기로 그 감정을 배웠다며 "마음속에서 설렘, 꼬물꼬물한 것이 생겨나는 느낌"을 첫사랑으로 정의했다.

여덟 살에 엄마 손을 잡고 처음 촬영장에 들어선 뒤로 카메라 앞에서 자라온 소년은 어느새 사랑에 대한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 정도로 커 있었다. 이제 겨우 열아홉. 앞으로 시간을 쌓아가며 사랑도 하고,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깊어질 여진구는 관객들에게 분명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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