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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담뺑덕' 무비토크

누군가의꿈이될 | 2014.10.16 14:38 | 조회 70

 


효의 텍스트 고전 '심청전'을 현대로 불러온 독창적인 해석, 정우성의 파격 변신과 흥미로운 소재로 '인상적이고 치명적인 복수극'이라는 평을 받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마담 뺑덕]. 지난 9월 29일(월)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네이버 영화 무비토크는 [마담 뺑덕]을 향한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열띤 질문과 솔직한 답변이 이어지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맥스무비 박혜은 편집장과 배우 정우성, 임필성 감독이 함께한 [마담 뺑덕]의 네이버 영화 무비토크 현장을 전격 공개한다.

[마담 뺑덕] 무비토크 현장 영상

Q. [마담 뺑덕]은 고전 각색 부분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고전 '심청전'을 각색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은?

임필성 감독 : '심청전' 자체가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반지의 제왕] 정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딸이 희생해야 된다는 것 자체가 한국의 '효' 사상을 부각하기 위해 만든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트위스트 시키고 싶었다. 21세기의 한국 관객들에게 고전 '심청전'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전달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Q. 정우성 씨, 시나리오에 어떤 점에 끌려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는지?

정우성 : 고전을 고정관념 안에서 바라보지 않고, 비틀었다는 것. 그 새로움은 늘 상당한 자극제인 것 같다. 뺑덕어멈을 새롭게 비틀어 바라보고 학규와의 로맨스를 만들어주고, 이런 새로움이 상당히 그럴싸하게 쓰여 있다. 시나리오 자체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매력적인 스토리 안에서 더 그럴싸한 나쁜 놈 학규를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임필성 감독 : 학규 캐릭터는 남자가 봐도 약간 비호감적인 찌질한 부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우성 씨가 많은 아이디어를 줬고 저도 '학규가 관객들에게 매력적이고 치명적으로 다가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원형적인 나쁜 남자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런 작은 디테일의 차이들이 쌓여서 덕이의 사랑과 증오의 대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었고, 또 학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우성 씨의 탁월한 해석 능력 덕분이다.

Q. 정우성 최초의 치정 멜로, 파격 멜로는 많은 여성 관객들을 기대하게 하였다. 학규의 사랑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정우성 : 학규는 자신의 자아가 굉장히 강하다. 자기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지만, 그것에 대한 감각을 끄집어내기 위해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자극적인 요소를 계속 공급해주고 그걸로 상을 주기도 한다. 그런 요소 중에 하나가 여자이다. 하지만 여자와 진지하게 주고받는 사랑에 대해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는 용기 있는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굉장히 불쌍한 인물이다. 자기가 행해놓은 행위들이 자꾸 죄책감으로 나타난다. 그게 바로 덕이인 것이다. 죄책감을 느끼면서 자기가 던져놨던 마음들이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남고 학규는 그걸 다시 되돌려 받으면서 자신의 잘못과 사랑에 대한 태도를 반성하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Q. [마담 뺑덕]을 보면서 학규가 성장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학규 캐릭터를 그릴 때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임필성 감독 : 학규라는 아주 매력적인 남자 때문에 도미노처럼 많은 사람이 아수라장을 겪는 그런 스토리이다. 청이 엄마, 덕이 엄마, 청이, 덕이. 항상 갈등의 중심에 여자들이 있다. 이 영화의 가제는 '여자, 여자, 여자'가 아닌가 하는 농담도 하고 그랬다. (웃음) 한 명의 어떤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운명의 파노라마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고난 운명, 외모, 매력 자체로 주위 사람들을 곤란에 빠트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면에서 우성 씨가 사람들에게 그런 역할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마담 뺑덕] 속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Q. 시력을 잃어가는 학규를 연기하셨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는지?

정우성 : 촬영 전 제작진이 시각장애인 협회장님의 인터뷰를 해왔다. 그분은 시력이 20% 정도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그러다 보니 눈동자가 마치 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학규가 시력을 잃어가는 초반의 모습을 그런 식으로 설정해도 무리가 없겠구나 생각했다. 시력을 잃어가다 보면 고개가 젖혀지는 증세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동공의 위치가 점점 위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고 얘기하시는 걸 듣고 키를 잡았다. 학규의 시력이 점점 나빠져 갈 때, 턱을 드는 게 아니라 동공을 위로 올렸다. 그렇게 연기를 했더니 정말 어지럽더라. (웃음)

Q.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다. 눈의 위치를 시간에 따라 조절하고 감정연기와 상황, 대사 이걸 다 하셔야 하니.

정우성 : 카메라 앞에서 나를 믿고, 나의 선택에 확신을 갖고 던져 놓으면 해결되는 것 같더라. 사실 눈의 위치만 신경 쓸 수는 없었다. 덕이와 이야기도 해야 하고 후반부에 가서는 감정도 터트려야 하고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눈 위치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감정에 몰입하고 충실해야 하는데 그러고 나서 모니터를 보니… '내가 이랬어?' (웃음)

임필성 감독 : 편집을 하면서 놀란 부분이 선글라스를 끼고 나오는 순간까지 그 연기를 하고 계시더라. 상당히 노력을 많이 하셨고, 그런 면에서 굉장히 헌신적인 배우라고 생각한다.

Q. 편집상의 아쉬움은 없으셨는지?

임필성 감독 : 관객들이 학규와 덕이의 스토리를 좀 더 궁금해할 것 같았고 그 스토리를 따라오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밸런스를 위해서 청이 캐릭터가 약간 희생된 부분이 있다. 청이 역을 열심히 해준, 이 영화를 지금은 못 보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박소영 양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하고 싶다. (웃음) 청이 부분에서 조금 더 밀도를 높일 수 있었지만 그랬다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왔을 것 같다. 학규와 덕이의 멜로 감정에 더 충실하게 하기 위한 선택을 했고, 사실 비주얼이나 감독의 욕심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이 전체적으로 영화를 편하게 보게 하는 게 이번 영화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여러분이 많이 봐주시면 확장판을 낼 수 있으니 많은 성원 부탁 드린다. (웃음)

Q. 영화 속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은?

임필성 감독 : 제가 가장 좋아하고 공을 들인 신은 덕이가 꾸는 회전목마 악몽 장면이다. 되게 짧은 시간 내에 찍었는데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있고 영화 전체의 내용을 함축하는 신이라고 생각한다. 모그 씨가 작업한 음악을 비롯하여 촬영, 조명도 너무 아름다웠다. 사실 2~3분 동안 대화가 거의 없지만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두 사람의 표정이나 영화적인 언어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게 저는 좋고, 감독들이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분이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정우성 : 덕이가 학규가 일하는 평생교육원에 처음 찾아와 학규의 강의를 들을 때 덕이 책상에서 손가락을 툭툭 친다. 학규는 손가락만 나오고 덕이가 학규의 손가락을 보면서 사랑에 빠져들었던, 임필성 감독님만이 상상할 수 있는 그 신이 정말 좋다. 정말 아름답다.

Q. 마지막 인사 한마디씩 부탁 드린다.

정우성 : 많은 분들이 '왜 이제 와서 이미지를 깨려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하신다. 사실 애초부터 캐릭터에게 부여받은 이미지에 안주하려고 한 적은 없던 것 같다. 캐릭터에게 부여받은 이미지에 안주하면 그 배우를 상상할 수 없어진다. 늘 부여받은 이미지를 깨고 나와서 배우 스스로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확장하고 찾는 게 배우라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마담 뺑덕]은 그런 의미에서 출연하게 됐다. 좋은 시나리오를 저에게 갖고 온 임필성 감독님이 고마웠다. 좋은 영화적 동지를 만났고 또 동년배다 보니까 앞으로 영화를 같이 해나갈 수 있는 친구이자 동료이기도 하다.

임필성 감독 : [마담 뺑덕]에서 감독이 돋보이기보다는 배우들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그런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배우들이 마음으로 연기 해줬고, 하루하루 보람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저의 부덕함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배우분들은 정말 최선을 다 해줬다.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시고 애정을 갖고 지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웃음)

&Credit
구성
네이버 영화
발행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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