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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동혁 인터뷰 “나쁜 녀석들’, 모든 때가 다 맞았던 드라마”

누군가의꿈이될 | 2014.11.25 16:44 | 조회 71

 

OCN 토요드라마 ‘나쁜 녀석들’에서 살인병기 정태수 역을 맡은 후 짧게 깎은 머리와 독기 어린 눈매로 무장한 조동혁은 안 그래도 부리부리한 눈빛이 더욱 날카롭게만 보였다. 하지만 그가 자리에 앉아 한 첫마디. “제 핸드크림 어딨죠? 손이 너무 건조해서.” 얼굴에 로션조차 바르지 않을 것 같은 ‘감정 건조남’ 정태수 역을 맡은 조동혁의 첫인상은, 그렇게 ‘핸드크림을 찾는 섬세한 남자’로 각인되고 말았다.

조동혁은 핸드크림을 잔뜩 바른 손을 비비며 반갑다고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얼마 전 이사를 해서 아직도 집안이 정신없다고 투덜거리는 조동혁의 모습에서 언뜻 예전에 줄기차게 맡아서 연기한 ‘태생 귀족남’의 면모가 엿보였다. 향기로운 핸드크림을 슥슥 바르며 아직 정리가 채 되지 않은 집을 떠올리는 그의 표정은 짧은 머리칼과 언뜻 어울리지 않아 웃음을 안겼다. 그런 조동혁은 그저 너털웃음을 함께 지으며 드라마가 잘 돼서 뭐든 다 기분이 좋다고 입을 열었다.

“OCN 개국 이래 최고의 시청률을 찍은 드라마에 함께 한 것은 정말 영광이다. 고생도 정말 많이 했는데 잘 돼서 기쁘다. 모든 드라마 촬영이 힘들지만 액션이 많아서 아무래도 많이 다쳤다. 팔 쪽은 정말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다. 하지만 드라마가 잘 돼서 보람이 있다. 사실 (잘된 걸 생각하면) 아프지도 않다.(웃음)”

지난 22일 3.2%를 달성한 것처럼, ‘나쁜 녀석들’은 매회 3%를 유유히 돌파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거의 재활 수준으로 치료를 받고 병원-집-인터뷰를 반복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조동혁 또한 드라마의 성공으로 아픈 것도 잊어버리는 모양인지, 팔을 휘휘 돌리며 잔뜩 표정을 찌푸리다가도 시청률 얘기에 금세 허허 웃었다. 그는 이어 이번 ‘나쁜 녀석들’의 반(半) 사전 제작 방식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매우 만족스러운 시스템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전 제작이기 때문에 내가 찍은 것을 편안하게 집에서 TV로 시청했다. 그럴 때 마다 ‘이게 내가 찍은 건가’ 싶더라. 이렇게 느긋하고 여유롭게 내가 촬영한 것을 보게 되다니.(웃음) 하지만, 아무리 사전 제작 드라마라도 이것 역시 드라마라 찍어야 할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중반 이후부터는 일반 드라마 찍듯이 밤도 새고 했다. 그렇지만 이미 대본이 나왔기 때문에 대본 몇 번 더 보고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NG도 적었고, 감정 연기도 몰입이 더 잘 됐다. 오히려 영화와 비슷한 환경이랄까. 내용도 중간에 바뀌는 바가 없고, 결과가 다 나와 있으니 배우들 또한 내 장면을 욕심을 내지 않고 호흡을 중요시하게 됐다. 단점은 하나도 없었다.”

평소 귀공자 스타일의 부드러운 남자를 주로 소화해 온 조동혁이 어떻게 해서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된 걸까. 조동혁은 “남자라면 남자다운 역할을 해보고 싶은 게 당연한 이치 아니겠나”고 반문하면서도 자신에게 연이 닿은 것은 뜻밖에도 예전 ‘야차’ 촬영을 함께 한 한동화 촬영 감독 덕분이라고 회상했다.

“‘나쁜 녀석들’에 합류하게 된 건 전적으로 촬영 감독님의 힘이 컸다. 형에게 ‘나쁜 녀석들’에 대해 듣고 제일 처음 한 말은 ‘이게 가능해?’였다. 듣기만 해도 스케일이 무지막지하게 컸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50대 4가 말이 되냐. 이런 건 촬영 과정도 상상이 안 될 정도의 신이다. 그래서 저는 ‘이게 가능만 하면 남자로서는 정말 하고 싶은 드라마지’라고 대답했다. 그 후 작가님과 만났는데, 작가님은 정태수를 아예 저를 생각하며 썼다고 말씀하시더라. 캐릭터도 좋고, 대본도 정말 재밌는데, 캐스팅 물망에 오른 분들이 또 어마어마한 거라. 그걸 듣고 ‘그게 가능해?’라고 또 묻게 됐다. 근데 다 캐스팅이 됐고, 편성도 잡혔다. 그 과정을 보며 시청률이야 신의 영역이라 모르겠지만, 나만 열심히 하면 적어도 이슈는 되겠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짧은 조동혁의 머리칼을 보니 안 그래도 날카로운 콧날이 종잇장도 벨 지경으로 더욱 날이 서 보였다. 이렇게 무서운(?) 이미지를 하게 되면 다음 작품의 선택권이 조금은 좁아지지 않을까. 하다못해 머리라도 조금 더 길어야 하니 말이다. 이에 조동혁은 “원래 다음 생각 잘 안 한다”고 단번에 고개를 저었다.

“머리를 그렇게 짧게 자른 적은 처음이었다. 지금이 좀 길어서 이제야 젤이 먹는다.(웃음) ‘나쁜 녀석들’은 모든 것을 올인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진짜 살인청부업자처럼 보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태닝도 따로 하고, 굶주려 있는 동물의 느낌을 보이고 싶어서 무리하게 살을 뺐다. 지방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더 살을 빼느라 말 그대로 ‘독하게’ 뺐는데, 그 독기를 그대로 드라마에 가지고 들어갔다. 딱 보고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미지를 만들어갔는데, 어느 정도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웃음)”

이렇게 ‘독기 품은’ 눈빛의 극중 정태수는 지난 15일 방영한 7회에 가족 같았던 이전 동료들이 차례로 죽는 것을 보게 되고, 마음에 두고 있지만 자신이 죽인 남자의 아내라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박선정(민지아 분)에 차마 자신의 본모습을 고백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낸다. 감정 없이 주먹을 뻗는 기계 같았던 정태수의 절절함이 시청자를 울렸던 순간이었다. 그는 “특히 정태수에 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7회를 촬영할 때에는 정말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드라마는 다른 때 보다 좀 더 예민하게 캐릭터의 감정을 받아들인 것 같다. 어느 날은 제가 분장을 하고 촬영장으로 걸어가는데 ‘아, 나는 지금 정태수구나’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더라. 그런 걸 느끼면서 10여 년의 경력이 이렇게 나타나는 것인가 하고 짐작했다. 특히 7회에서는 분장할 때부터 마음이 이상했다. 피 분장을 하고 촬영 장소로 걸어갈 때에 갑자기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 그 이상한 기분 때문에 넋 놓고 촬영 장소인 계단에 도착했다. 그 상태로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임종대(김종구 분)가 죽고 나서야 그와 엉켜있던 오해를 푸는데, 미안함에 갑자기 울컥했다. 그 부분만 기억이 나고, 나머지 리액션은 기억이 안 날 정도였다.”

그는 그 때의 북받치는 감정이 다시 생각나는지 언뜻 말을 잊지 못했다. 한숨을 깊게 쉬며 당시 정태수를 연기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되살리는 조동혁을 보니 어느새 앞에 앉은 그가 드라마 속 장면 한 가운데에 서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듣는 이도 그의 말에 몰입할 정도로, 조동혁은 그 순간 완벽히 정태수에 빠져있었다.

“그 장면을 TV로 보면서 ‘아 내가 연기를 저렇게 했구나’고 생각하면서도 ‘저건 정말 정태수네. 저건 내가 아니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더라. 또 그 장면에서 박선정에게 ‘내가 당신 남편을 죽였다’는 것을 고백하러 간 건데 결국 말을 못하지 않나. 그 순간 내 자신이 정말로 창피해지고, 죽을 만큼 미안해지면서 복합적인 감정이 북받치고. 그 때는 피눈물이 나올 만큼 엉엉 울고 싶었다. 하지만 정태수는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겨우 참았다. 결과적으로는 그 신이 ‘나쁜 녀석들’ 중 정말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제가 진짜 정태수가 된 장면 아니냐.”

그는 “‘나쁜 녀석들’은 내게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 드라마”라고 말했다. 촬영감독들은 조동혁에 “다른 배우들은 햇빛을 못 받을 때, 조동혁 신을 촬영할라치면 햇빛이 나온다. 하늘이 도와준다”고 말할 정도. 심지어 손이 다친 순간에도 ‘운’은 따랐다.

“제가 손을 다쳤었는데 붕대를 감는 바람에 주먹을 못 쥐게 됐다. 그래서 액션을 어떻게 소화할까 하다가 감독님이 문득 ‘너 망치 들래?’라고 하셔서 망치를 들게 됐다. 그런데 그 장면이 더욱 ‘대박’이 터져서.(웃음) 원래 정태수는 칼 쓰는 사람으로 설정돼 있었는데 그 장면을 계기로 그냥 주변에 있는 사물을 써서 공격하는 타입으로 바뀐 거다. 그래서 삽도 나오고, 의료 기구들도 나오게 되고 한 거다. 손이 다쳐서 한 것뿐인데 반응이 좋아서 희열을 느꼈다. 얻어 걸린 것에 대한 희열.(웃음)”

이전 예능프로그램 ‘심장이 뛴다’에서 만난 부산 소방관들과 아직도 단체 채팅방에서 수다를 떨 정도로 끈끈한 우애를 이어가고 있다는 조동혁은 “소방관님들이 제가 나온 장면을 캡처해서 보내주고 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조동혁이 지난 23일 열린 ‘나쁜 녀석들’ 팬미팅에서 ‘시즌2’라는 거대한 ‘떡밥’을 던졌다. 진지하게 연기 얘기를 하던 조동혁은 이 말에 곤란한 듯 손사래를 치다가도 이내 시청자들에 마지막회까지 응원해줄 것을 부탁했다.

“시즌2 발언은 이유가 있다. 제가 순서가 가장 마지막이었다. 마무리가 되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아 그냥 ‘응원을 많이 해주셔야 시즌2가 가능하다’는 말을 한 거다. 그 말이 나오자마자 함성이 막 터져 나오는데.(웃음) 저도 모르게 ‘저기, 그게 아니구요’라는 말이 나오더라. 사실 시즌2가 나오는 건 당연히 응원이 많이 해주셔야 진행될 수 있는 것 아니냐. 단지 시즌2가 만들어지는 건 제 영역 밖이라는 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웃음) 많은 성원이 이어져 진짜로 시즌2가 나오고, 저를 불러만 주시면 저는 물론 만나 뵐 수 있는 걸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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