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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느낌 충만한 추천 영화 리스트

누군가의꿈이될 | 2014.09.26 14:12 | 조회 80
글 김현수 (맥스무비 기자)
 
구성 네이버 영화
발행 2014.09.24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낙엽', '코트', '책', '석양', '고독', '재즈', '만월', '추수' 등의 단어들은 듣기만 해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가을 '추(秋)'가 저울 '추(錘)'와 동음이라는 사실마저도. 이렇듯 묵직한 '가을'의 기운을 머금은 영화들을 골라봤다. 골라 놓고 보니 꼭 '남겨진 것들'에 관한 영화 목록이기도 하다. 이 영화들과 함께 질문해보시길. 당신에게 가을은 어떤 계절입니까?

[야간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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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은 학원 폭력, 왕따, 자살, 노동 문제 등에 직면한 청소년들의 학창시절을 다룬 성장 드라마임과 동시에 당대 서울을 배경으로 한 그 어떤 한국영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목가적인 로맨스다. 기웅의 [파수꾼]과 용주의 [브로크백 마운틴]의 교집합 같은 느낌이다. 이토록 잔인해서 아름다운 사랑을 겪고 난 십 대들의 남은 삶은 과연 행복할까? 불행할까?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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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는 세기의 인연을 만들어준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기억될 테지만, 영화의 정서는 인간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과 쓸쓸한 외로움을 담고 있다. 안개 낀 시애틀을 배경으로 생애 다시는 이뤄질 수 없을 것 같은 훈과 애나의 짧은 만남이 가을의 정서를 강하게 머금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뿐만 아니라 류성희 미술감독과 김우형 촬영감독의 협업도 큰 몫을 했다.

[무지개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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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의 기운을 품은 청춘 영화일 거라 생각하고 봤다가 지구 멸망과 죽음의 정서가 짙게 깔린 영화라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마도 우에노 주리 주연작 중 가장 쓸쓸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애써 외면하며 도망만 다니는 겁 많은 대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소심한 그들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의 모습은 참담하지만,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마주한 청춘들의 미래에는 제대로 된 무지개가 뜰 수 있을까?

[지존무상 2 - 영패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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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홍콩 영화를 떠올리다가 문득 떠올랐다. 사실 1편과 2편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감독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다. 그런데 2편은 강호의 의리나 카지노 고수들의 암투보다는 멜로 드라마에 치중한 영화라서 더욱 정감이 간다. 이 영화의 유덕화는 어떤 나쁜 남자의 전형을 모두 갖춘 절정의 나쁜 남자 같은 아우라를 뿜어낸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랑의 총량을 주저하지 않고 남김없이 써버리는 남자의 최후를 올가을에 다시 한 번 느껴보시길.

[남아있는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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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떠올릴 때마다 호명되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 혹은 에릭 로메르 감독보다 올가을에는 제임스 아이버리 감독을 추천한다. 제목 그대로 남아있는 사람에 대한 회한의 정서로 가득한 이 영화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듣지도 말하지도 않고 살았던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임과 동시에, 우리가 현실을 살면서 무엇을 보고 듣고 말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키를 넌지시 제시해주는 영화다. 그리하여 우리가 어떻게 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해야 하는 가에 대한 대답을 들려주기도 한다.

[아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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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나는 가을 영화. 가까이서 들여다 봐도 멀찌감치 떨어져봐도 대체 희극인지 비극인지 종잡을 수 없는 인생의 묘미를 체화한 동치성이라는 희대의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를 천연덕스럽게 웃음 참고 연기하느라 고생한 정재영과 이나영의 연기 때문에 영화가 더욱 아기자기해졌다. 무엇보다 가을 야구하면 자동적으로 생각나는 영화로는 이 영화만한 영화가 없다.

[심플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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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국내 개봉 당시에는 널리 소개되지 못한 영화라 아쉽지만, [심플 라이프]는 평생을 남을 위해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며 살아온 어느 가정부와 지금껏 그녀의 보살핌 아래 살아온 남자가 오직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세상 그 누구도, 어떤 것도, 당연하게 그리고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언젠가 떠나갈 것에 대해 질문하고, 홀로 남는 법을 알려주는 영화다. 유덕화와 엽덕한의 놀라운 연기가 영화의 쓸쓸한 정서를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 겨울은 너무 춥고 가을 정도의 온도에 놔두어 생각하고 싶은 영화다.

[콜래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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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킬러가 만나면 어떤 영화적 세계가 펼쳐질까? 마이클 만 감독의 [콜래트럴]이 그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L.A의 텅 빈 밤거리를 배회하는 택시 안에는 킬러가 타고 있다. 그 킬러는 오늘 밤 임무를 마쳐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그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킬러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킬러의 말로에는 너무 춥거나 아이러니하게 밝지는 않은 스산한 어느 가을밤이 어울린다. 가차없는 낭만적 하루의 종료. 사실 이 영화는 재즈와 누아르의 만남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계절을 구분하자면 가을 영화다.

[우리도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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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스킨십 없이 손가락 하나 닿지도 않은 채로 영화 역사상 손꼽히는 섹스신을 탄생시킨 영화다. 사랑은 언제든 변하겠지만, 사람은 참 변하기 어렵다. 이미 시작부터 그 끝을 예고하는 사랑의 왈츠. 그 장단에 놀아나는(?) 인간의 나약함 혹은 간사함을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가 또 있을까? 우리는 언제나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헤어진다. 낙엽이 예고 없이 떨어지는 게 아니듯이 푸르른 시절은 이미 지나가 버린 지 오래다. [우리도 사랑일까]가 보여주는 사랑의 색은 원색 그대로의 사랑이 아니다. 바래고 닳고 너덜해진 빈티지 러브. 때론 그래서 더 아름답기도 한 게 사랑이다. 생각해보면 가을 낙엽도 그렇다.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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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면 떠오르는 배우가 생겼다. 바로 데인 드한. 제임스 딘의 현신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만큼 빠른 탈모(?)가 진행 중이라 수많은 여성 관객들의 가슴이 미어지는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벌써 결혼도 했다. 믿기지 않지만 이제 유부남 배우다. 하지만 온 우주를 왕따시키고도 남을 법한 그 심연의 눈빛은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 그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어쩔 수 없이 이 영화다. 개봉을 앞둔 [킬 유어 달링]에서는 실존 작가를 연기한다. 존재만으로 강한 가을 내음(은행 냄새 제외)이 느껴진다.

[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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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가을에는 이 영화 한 편으로 많은 관객이 가을 정취에 푹 빠져 헤어나오질 못했다. 워낙 영화가 가진 힘이 강력하다 보니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너그러운 예산으로 매끄럽게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라는 매체가 부릴 수 있는 마법의 최대치를 부려 탄생한 영화라는 데는 어느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 같다.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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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을이 아니라 추락에 관한 영화지만, 비주얼리스트 타셈 싱 감독의 연출력이 절대 추락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어떤 절정을 선사하는 영화임과 동시에 색채의 계절 가을과 어울리는 색채의 영화이기도 해서 골랐다. 살고 싶은 의지 없이 절망의 늪에 빠져버린 로이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알렉산드리아와의 환상의 모험. 끝도 없이 계속되는 추락 속에서 끝내 희망을 추수해내고야 마는 영화의 마력과 함께 영화라는 매체가 어떻게 색채의 마술이라 불릴 수 있는지도 깨닫게 하는 매력적인 영화다.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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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불러일으킨 금융 위기의 여파는 참혹했다. 월 스트리트를 묘사한 수많은 영화 중에서 하필 가을 추천작으로 이 영화를 고른 건 그해 가을을 잊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끝내주게 재미있어서다. 청초한 가을 하늘을 즐기기도 바빠 죽겠는데 골치 아픈 영화가 웬 말인가? 그렇지 않다. 보고 나면 머리가 맑아진다. 우리가 어떻게 두 눈 멀쩡하게 뜬 채로 사지가 잘려나가는지 이 영화가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느 멋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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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우중충한 영화만 선정해서 마음에 안 들었다면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추천한다. 조지 클루니 최고의 멜로 영화라고 꼽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사랑스러운 기운으로 넘쳐나는 영화다. 상대역으로 나온 미셸 파이퍼는 또 어떤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에 시작해 화창한 날씨로 끝맺는 이 영화는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선사하는 축복이나 다름없다. 가을에 봐야 하는 이유? 매주 끌려다니는 남의 결혼식 부케가 지겹고 뷔페 음식이 역겨워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스파 패키지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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