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기는 고귀하다!!!

요즘 뒤늦게 열심히 훈련중인 한 제자가 있다.
일찍이 어린 나이에 현장에 나가 배우활동을 했지만 연예 비지니스계의 추악한 남자들에게 시달리고 그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아버렸던 아이였다.
그래서 훈련하면서 나는 다그치지않고 차분히 기다렷다.
감각훈련들을 순서대로 던져만 주었을뿐 어떠한 결과도 강요하지않았다.

최근들어 그 녀석이 엑서사이즈하면서 경험하고 표현하는것들이 부쩍 달라지기 시작했다. 짐작했지만, 불구가 되었던 뛰어난 연기적 재능이 되살아나있었다.

오늘 그 녀석이 말했다.
나와의 연기훈련이 치유를 가져다주는 것 같다고, 이젠 이상하리만치 편해져서 이래도 되는걸가 싶다면서...

나의 대답 :그래도 된다, 그래야 한다.

훈련하는 배우가 이와 같은 치유의 단계에 이르게 되면 본인은 의식 못하겠지만,

모든 연기적 시도의 표현들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것처럼 환골탈퇴하게 된다.

생생하게 살아움직이는 아름다움을 획득하게 된다.

감각이 살아나고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묻어두고 잠궈두었던 기억속 이미지들을 떠올리고 그로부터 연상되는 모든 이미지들에 몸과 마음을 내 맡기면서, 심신의 반응을 소리로 표출하면서. 아프고 어렵지만 점점 자유를 느끼게 되고, 그것이 손상입고 움츠러든 영혼으로 하여금 비상의 날개짓을 하게한다.

내가 바라는 건 배우들이 최소한 그렇게 자유로와진 상태로 무대에서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다.

작품따라 연출따라 인물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는 연기에 있어서 자신의 손상을 인정하고 드러냄으로써 비로소 그 손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영혼으로 연기에 임하는 것.

그것이 준비된 배우가 아니겠는가?

자신의 손상으로부터 세상 모든 이들의 손상을 볼 수 있는 눈과 귀를 얻었고,

타인의 손상을 내 손상인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따뜻하고 열린 고운 심신을 가졌으니 그대의 연기가 어찌 고귀하지않을 수 있겠는가?